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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팬지의 흰개미 사냥법과 향유고래의 노래 등이 동물의 고유한 문화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비인간동물 사회에서도 번식·생존·이주·의사소통과 관련한 ‘문화’가 있다고 밝혀지면서 이를 생물다양성 보전 전략에 반영하고자 하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국제과학저널 ‘사이언스’는 지난 1일(현지시각) 국제환경보호기구와 과학자들이 야생동물 보전 정책에 ‘동물 문화’를 포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면서, 포유류·조류·어류 등 척추동물의 문화적 다양성을 조명한 논문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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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를 보면 이들이 말하는 ’동물 문화’란, 특정 생물 종의 무리 내에서 사회적 학습을 통해 전해지는 독특한 행동을 말한다. 예컨대 침팬지는 나뭇가지를 사용하더라도 무리마다 사용법이 조금씩 다르다. 특정 무리에서는 나뭇가지를 흰개미 둥지 안에 넣어서 낚싯대처럼 사용한 반면, 다른 무리에서는 개미를 그러모으거나 돌로 견과류를 깰 때 이를 활용했다. 과디지털오션 주식
학자들은 이런 행동이 유전자에 새겨진 것이 아니라 인간의 농경·주거 문화처럼 세대를 거쳐 전승된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지금껏 이러한 ‘동물 문화’가 해당 종의 생물보전 전략에 반영된 사례는 그리 많지 않았다.
다만 지난 3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이 사안을 연구할 태스크포스 팀인 ‘동물 문화 전문가 그룹’을 ‘종 생존 위원회삼부토건 주식
’(SSC, Species Survival Commission) 산하에 발족했고, 이 그룹에 참여하고 있는 생물학자들이 지난 1일 영국 ‘왕립학회 철학논문집’에 분류군(영장류·고래류·조류·어류 등)별 최신 연구와 정책 반영 사례 등을 소개해 “과학적 추진력을 더하고 있다”는 것이 매체 설명이다.
이 논문의 주저자인 필리파 브레이크스 뉴질랜하락장
드 매시대 박사는 “보전 정책을 수립할 때는 반드시 과학적 증거를 기반으로 해야 하는데, 동물의 사회적 학습과 문화 전승은 그 가운데서도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동물 문화 전문가 그룹’ 책임자인 에린 웨슬링 미국 하버드대 연구원 또한 “태스크포스 팀은 독특한 행동을 보이는 개체군을 보전하기 위해 각국이 취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는 데월요일증시전망
초점을 둘 예정”이라고 밝혔다.
동물 문화를 보전 정책에 반영하는 흐름은 고래류에서 시작됐는데, 지난 2017년 태평양 동부에 서식하는 향유고래가 음향 소통 방식에 따라 달리 분류된 사례가 있다. 이는 2014년 유엔이 ‘이동성 야생동물종의 보전에 관한 협약’(CMS, Convention on Migratory Species)에 따라 ‘고래 문화’가 보전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공식 인정하고, 과학위원회에 이에 대해 조사하도록 요청하면서 이뤄졌다. 이런 조처 덕분에 여러 나라의 연구자들은 향유고래의 사진, 음향 모니터링, 배설물 샘플 등을 공유하며 각 ‘음향 개체군’이 어떠한 위협에 처해있는지 평가할 수 있었다고 한다.



동물 문화를 보전 정책에 반영하는 흐름은 고래류에서 시작됐는데, 지난 2017년 태평양 동부에 서식하는 향유고래가 음향 소통 방식에 따라 달리 분류된 사례가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그러나 모든 동물 종에서 문화나 독특한 행동을 고려한 보전 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까다로운 문제일 수 있다. 조류 일부 종에서는 지역별로 다른 노래를 부르거나 학습된 이동 경로 등을 문화로 인정해 정책에 반영할 수 있겠지만, 침팬지처럼 매우 다양한 문화를 가진 종에서는 어떤 특성을 우선순위에 둘지 결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웨슬링 연구원은 “가령 ‘견과류 깨기’를 보전 정책에 반영한다고 했을 때, 왜 흰개미 잡기나 해조류 낚시, 손잡고 털 골라주기 등은 뒷순위가 되는지 등의 질문이 따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장류·고래류·조류 등과 달리 연구 자체가 덜 이뤄진 분류군은 데이터 자체가 적다는 문제점도 있다. 일부 과학자들은 유전적·개체군 데이터 외에 세부적인 행동 데이터까지 수집하도록 요구 받을 경우, 현장에서는 보전 노력이 분산되거나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고 한다.
브레이크스 박사는 “이런 문제에 ‘단일한 해법’이란 없다”면서 “동물 문화를 보전 정책에 반영하는 것은 매우 섬세한 문제이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러나 이런 노력이 앞으로 우리가 보전 정책을 수립할 때 중요한 시사점이 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영장류학자인 앰미 칼란 캐나다 빅토리아대 연구원 또한 지난달 ‘사이언스’ 논문에서 “사회적으로 전승되는 복잡한 행동이 개체군의 장기 존속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일 수 있다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