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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꾸어 특채로 것이 군말 듯한 표정으로 안━ 30년 만에 유행하는 치마바지 유행은 돌고 돈다. 1990년대 가수 김원준이 입었던 ‘치마바지’가 돌아왔다. 그 시절 원조 꽃미남 가수로 인기를 끌었던 김원준은 바지 위에 치마를 입는 파격적인 모습으로 무대를 장악했고, 그 바통을 자타공인 패션 리더 지드래곤이 고스란히 이어받았다.
그런데 이 치마바지가 요즘은 단순히 튀기 위한 남자 아이돌 무대의상으로 끝나지 않는 눈치다. 보테가 베네타, 에르메스, 구찌 등 럭셔리 패션 브랜드의 2025년 봄·여름 여성 컬렉션 의상으로 등장했는가 하면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스트리트 룩으로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디자인 형태도 훨씬 다양해졌고, 더불어 이름도 여러 종류다. 말 그대로 치마바지를 영어로 옮긴 ‘스커트팬츠’, 치마와 바지의 영어 단건설주
어들을 조합한 신조어 ‘스칸트(skants)’ ‘스카우저(skousers)’ 등이다. 특히 보테가 베네타가 선보인 치마바지처럼 한쪽 다리에만 바지 통이 있는 디자인은 ‘원 레그 팬츠(one leg pants)’라고 불리기도 한다.

1990년대 꽃미남 가수 김원준이 유행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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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디 메크르디’는 배우 김고은을 모델로 바지 위에 매치하기 좋은 오간자 스커트를 선보였다. [사진 각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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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평범함, 지루함, 그리고 남과 내가 구별되지 않는 무개성이다. 정해진 원칙대로만 옷을 입는다면 지루하고 재미없어지는 게 사실이다. 이런 선입견을 깨고 남녀의 경계를 허문 ‘젠더리스 룩’과 서로 다른 것들을 조합해 새엘앤에프 주식
로운 시너지 효과를 내는 ‘하이브리드 룩’이 합쳐져 창조된 유행이 치마바지다. 여기에 빈약한 엉덩이와 두꺼운 허벅지를 가리기에도 좋은 스타일이라는 장점이 보태졌다. 글로벌 패션 플랫폼 네타포르테의 패션 디텍터 케이 배런은 “지난 10년 동안 팬츠는 격식과 엄격한 테일러링에 중점을 두던 것에서 개개인의 스타일을 반영하면서도 실용성까지 겸비한 다재다능한 접근 PC파칭코
방식으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요즘 시장에 등장한 치마바지들을 보면 우선, 앞에서 보면 치마인데 뒤에서 보면 바지처럼 보이는 형태가 있다. 무릎 아래로 내려오는 길이의 이 디자인은 각각의 바지통을 확 넓혀서 언뜻 보면 치마처럼 보인다. 통기성도 좋고, 움직임도 편한 데다 따로 뭘 더하지 않고 그저 이미 잘 만들어진 옷을 하나 구입하면 끝나기 때문에 유행을 따라가기가 좀 부담스러운 올드피플에게 안성맞춤이다. 다만, 너무 편한 스타일이고 개인의 취향이 덜 드러난다는 점 때문에 ‘아줌마 룩’으로 보일 수도 있다.









같은 소재의 치마와 바지를 매치한 ‘허그유어스킨’ 제품. [사진 각 브랜드]







반면, 개성 표현에 민감한 젊은 층에선 다양한 형태로 치마바지를 즐긴다. 이들이 즐기는 방식의 대표적인 특징은 바지 위에 치마 또는 치마처럼 보이는 무언가를 겹쳐 입기다. 옷차림은 말쑥한 게 최고의 미덕이라고 여기는 올드피플에게는 영 취미가 없는 스타일이지만, 서로 다른 개성의 옷을 여러 개 겹쳐 입어서 새로운 개성을 연출하는 멋을 즐기는 젊은 층에선 가장 인기 있는 방법이다.

누구라도 한 번쯤 해볼 만한, 따라 하기 쉬운 방법으로는 바지 위에 속이 훤히 비치는 레이스 또는 오간자 등의 시스루 소재 스커트를 겹쳐 입는 방법이 있다. 레이스 소재의 큰 스카프를 바지 위에 둘러서 치마처럼 보이게 하는 것도 방법이다. 온라인 검색만 해봐도 다양한 크기의 레이스 스커트·스카프가 출시돼 있고, 가격도 몇 천원에서 몇 만원까지 다양하다.









패션 인플루언서 차정원의 치마바지 착장 모습. [사진 각 브랜드]







하늘하늘한 레이스 스커트 자락이 걸을 때마다 찰랑거리면 지금 당장 록페스티벌에라도 참가할 것처럼 자유로운 기분이 든다는 게 이 룩의 장점이다. 그래서 ‘보호 시크 룩’이라는 수식어가 따로 붙기도 한다. 자유분방한 예술가 성향의 이들을 일컫는 ‘보헤미안’과 세련된 패션 스타일을 일컫는 ‘시크’의 합성어다.

이때 안에 입는 바지의 종류에 따라 록페스티벌 룩 말고도 오피스 룩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자유로움을 상징하는 청바지(특히 찢어진 청바지) 위에 레이스 스커트를 겹쳐 입었을 때와 검정·회색의 정장용 바지 위에 레이스 스커트를 겹쳐 입었을 때 각각 다른 분위기가 연출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물론 무엇이 됐든 포인트는 겹쳐 입는 옷들끼리 소재와 무늬가 달라야 폼이 난다는 점이다. 처음 도전하는 이들이라면 어떤 의상과도 무난하게 어울리는 흰색 레이스가 정답이다. 여기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고 싶다면 안에 받쳐 입은 바지 컬러와 같은 계열 또는 정반대 계열의 레이스 컬러를 선택해 보시길.

‘스커트팬츠’ ‘스칸트’ 등 이름도 다양









보테가 베네타 2025 봄·여름 의상. [사진 각 브랜드]







조금 난이도가 있는 방법은 볼륨 스커트 혹은 원피스를 겹쳐 입는 것이다. 서로 다른 분위기의 옷을 겹쳐 입기란 쉽지 않아서 개인의 취향과 감각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갈린다. 한 가지 조언한다면 엉덩이를 덮는 길이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진다. 미니스커트를 입으면 스타킹 위에 발레복 튀튀를 입은 것처럼 발랄하고 경쾌해 보인다. 특히 스커트 끝자락이 풍성한 볼륨 스커트를 겹쳐 입으면 젊고 튀는 개성을 연출할 수 있다. 반대로 무릎까지 내려오는 긴 스커트를 입으면 스코틀랜드 전통의상인 퀼트를 입은 것처럼 격식 있어 보인다.

치마바지는 상의보다 하의를 강조한 스타일이다. 때문에 상의는 상대적으로 덜 튀는 게 좋은데, 그 종류와 길이를 어떤 것으로 선택하는지에 따라 분위기가 갈린다. 허리 위에서 끝나는 짧은 티셔츠를 입는다면 한층 젊은 분위기를 낼 수 있다. 반대로 재킷이나 드레스 셔츠, 블라우스 등을 입으면 점잖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낼 수 있다. 이때 재킷 길이가 엉덩이를 덮는 선까지 충분히 내려오는 오버사이즈면 훨씬 멋있어 보인다.
서정민 기자 meantr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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